고산유고
현대어 풀이
술잔을 들고 혼자 앉아서 먼 산을 바라보니, 그리워하던 님이 오신다고 해도 반가운 것이 이만큼이야 하겠는가? (비록 산이) 말도 없고 웃지 않아도 늘 못견디게 좋구나.
창작 배경
고산 윤선도의 시 세계는 자연과 자아가 혼연일체가 되는 데에 있다. 자아가 완전히 자연 속에 몰입된 상태, 자연이 곧 나요, 내가 곧 자연이라는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이 시조는 자연 속에 몰입되어 있는 작자의 정취와 시상이 잘 나타난 작품이다. 윤선도는 20여 년을 귀양살이로, 19년 간을 은거 생활로 보냈다. 이러한 가운데서 이루어진 그의 시조는 맑고 깨끗한 정서를 아름다운 우리말로 잘 살려내고 있으며, 자연을 시로써 승화시킨 천재적인 시인이었다.
이해와 감상
어지러운 인간의 속세를 떠나 자연과 벗하며 혼자서 술잔을 들고 호젓하게 먼 산과 경치를 두루 살펴 보는 것이, 그리운 님을 만난 것보다도 더 반갑고 흐뭇하다는 것이다. 높고 큰 산의 침묵이 자연에 대한 믿음을 가져다 주고 있으며, 술과 아름다운 자연은 작자의 흥취와 함께 적절한 조화를 이루어 서경의 운치를 돋아주고 있다. 멀리 바라다 보이는 산과 혼연일체를 이루는 경지에 이르게 되자, 이루 말할 수 없는 즐거움이 생긴다는 것이다. 말이 없는 자연이라 하더라도 그 다정함이 그리운 임보다 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정리
- 형식 및 성격: 평시조, 연시조(전6수인 만흥 중 제3수), 강호한정가
- 주제: 자연과의 물아지경(物我之景)을 즐거워 함. 자연에 묻혀 사는 은사(隱士)의 한정(閑情)
- 출전: 고산유고
창작 배경과 이해와 감상에서는 윤선도의 시 세계와 작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다. 정리에서는 이 작품의 형식, 성격, 주제, 출전 등을 요약하여 소개하였다. 고산유고는 자연과 자아를 하나로 품은 작품으로, 자연에 대한 믿음과 그리움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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