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도리를 지키며 수상의 영광을 안은 인사들과 태평성국의 바람
무릇 나라 형편이 어지러이 돌아가고 보니 다른 이들에게 가히 귀감이 될 만한 인재들이 절실한 때이다. 이에 지난 해 세풍표창회(世諷表彰會)가 발족되었으니 세파에 흔들리지 않고 각계각층에서 자신의 본분을 묵묵히 지키는 이들의 공덕을 치하하고 표창하기 위한 것이다. 세풍표창회(世諷表彰會)가 발족된 이래 첫 돌을 맞아 여기에 제1회 표창의 영광을 안은 인재들을 공개하노니 그대들은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어수선한 나라 형편을 바로잡기를 바라노라.
정치계 인사로는 국회의원 기본만씨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위 사람은 여당에 속해 있으면서 야당의 의원들과 주먹다짐을 하지 않았으며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지도 아니하였다. 행동이 느리고도 기품이 있어 날치기 방망이를 가로채어 두드릴 만한 운동신경이 없음도 또한 높이 살 만하였다. 의안을 급히 통과시키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옆 의원을 대리출석하지도 않았으며 무엇보다 조용히 세비만을 받아 챙긴 공로가 크다. 국민들에게 잘한 일은 없지만 그렇다고 못한 일도 없음이 높이 평가되기에 이에 표창한다.
법조계 인사로는 한양지검 대장검사 안고문씨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위 사람은 살인이 의심되는 용의자라 할지언정 결박하거나 온 몸을 가볍게 다듬이질하는 광경을 그저 묵인하지 아니하였고 용의자에게 최소한의 인간적인 예우를 베풀어 준 점이 높이 평가되기에 이에 표창한다.
교육계 인사로는 돈내고등학교 갈굼만 교사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위 사람은 학생들을 차별대우하지 아니하고 무심코 던진 말로써 학생들의 여린 가슴에 비수를 꽂지도 않았다. 또한 촌지를 받지 아니하고 유독 갈비집 자녀들만을 추출하여 동료 교사들과 삼삼오오 가정방문하지도 아니하였으므로 마땅히 수상의 영광을 안을 만하다. 한편 이례적으로 학생의 신분으로서 수상의 영광을 차지한 이가 있으니 바로 개김고등학교의 얌전빼군이 되겠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