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천을 팔랴 하고 -조찬한-<청구영언, 해동가요>
현대어 풀이
‘빈천’(가난하고 천함)을 팔고자 하여 권세 있는 집안에 들어가니, 누가 먼저 흥정을 할까. 강산과 풍월을 달라고 하니 그건 그렇게 못하겠다.
창작 배경
가난한 사람들은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권세 있는 집안에 들어가 벼슬을 얻으려 노력했던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이 시조는 그런 선비들의 마음을 반영하면서도 자연을 소중히 여기는 조찬한의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이해와 감상
‘빈천’은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얻는 부귀영화는 차라리 빈천만 못한 것입니다. 더욱이 강산과 풍월을 벗어나 그 속에서 지락을 누리고 있는 사람의 눈에는, 권세니 부귀니 하는 것은 한 푼어치의 가치도 없는 것일 것입니다. 작가는 빈천을 팔려고 권세가의 집을 찾았다고 하지만, 그것은 권세가의 가치가 얼마나 무가치한 것인지 다시 확인하려는 마음에서였을 것입니다. 이 시조는 현실을 부정하고 자연에 관심을 가지며 사는 즐거움을 풍자적으로 나타낸 작품입니다.
정리
- 형식 및 갈래: 평시조
- 특성: ‘빈천’이나 ‘강산, 풍월’ 등 관념적인 대상을 사고 팔 수 있는 구체적인 대상으로 표현함. 종장의 ‘강산과 풍월’은 화자가 가난을 벗어나지 못해도 지켜내고 싶은 ‘자연’을 뜻함. 가난을 벗어나고는 싶으나 자연을 버릴 수 없는 마음이 더 큰 정서를 드러냄.
- 주제: 가난을 벗어나는 것과 바꿀 수 없는 자연
- 문학사적 의의: 가난을 벗어나려고 권세 있는 집안에 들어가 벼슬을 얻고자 하는 선비들이 있던 시절, 가난은 벗어나고 싶으나 차마 자연 속에서 사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조찬한의 풍류가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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