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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수필 스타크래프트에 관하여 프로토스편

by lobbylobby 2023. 3. 29.

창작수필 스타크래프트에 관하여 프로토스편 

창작수필 스타크래프트에 관하여 프로토스편

 

오늘은 지난 시간의 태란편에 이어 프로토스편을 이야기하려 한다. 내가 처음 스타의 세계에 뛰어들었을 때, 나는 태란을 하였다. 왜냐면 이왕 할 거 예쁜 건물을 짓고 아름다운 유닛을 움직이는 것이 나의 이미지와 맞지 않을까하여 하지만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선 아름다움은 용납되지 않는 것일까. 태란은 너무나 많은 잔손이 가는 관계로 처음 시작하려는 나에게 많은 패배를 안겨 주었고, 일렬로 가는 마린은 너무나 무기력해 보였다. 난 승리에 목말라 하고 있었다. 집에서만 독학하던 난, 전문교육기관 PC방에서 전문가당시 래더 순위 100위 안에 든다던 같은 알바를 했던 동생의 도움을 받기로 결심한다. 스승님께선 나에게 태란 말고 프로토스나 저그로 종족을 바꿀 것을 요구했고, 결국 난 태란에 등을 돌리고 만다. 지금은 후회스럽다. 요즘 많은 꽃미남 프로게이머들이 태란을 하는 것을 볼 때, 나도 조금만 더 인내를 가지고 태란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렇게 등을 돌린 이후 수년이 흘렀건만, 아직까지 태란은 먼 존재다. 그래서 전수받은 것이 프로토스였다. 물론 건물들이 동화 속에서 꺼내 놓은 듯하기 때문이다. 상대편 얼굴에 침을 뱉으며 이기고 싶은 욕망도 꿈틀됐지만, 오버로드의 비명을 듣기에는 내 비위가 약했던 것도 한 몫을 담당했다. 이제 본론에 들어가 보자. 질럿은 태란에서는 마린, 저그에서는 개때와 마찬가지로 가장 처음 뽑을 수 있는 병사이다. 하지만 그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다.

 

녀석의 손에는 칼이 들려있다. 물론 의견이 분분하다. 맨주먹으로 싸우는 복서발은 절대 쓰지 않으므로, 태권도, 합기도, 무에타이, 공수도 따위는 들어갈 자리가 없다는 둥 손을 자세히 보면 하얀 것이 보이는데, 이것이 칼은 아니라 손톱을 기른거라는 둥 의외로 십자 드라이버일 수 있다는 둥 말이 많다. 물론 칼은 아닐 것이다. 프로토스는 신과 비슷한 종족이고, 건물도 염력으로 짓고, 번개를 치는 녀석도 있고, 마인드 컬트롤을 하는 녀석도 있으니, 인간이 소지하고 있는 칼을 소지하고 있을 리는 없다. 그러나 그냥 칼이라고 하자. 병사이니만큼 다른 종족을 해치울 수 있는 무기를 들고 있을 것이고, 그 사용법이 찌르는 듯하기에 쉽게 칼이라고 하자. 십자 드라이버라고 하기에는 너무 잔혹한 면이 없잖아 있지 않은가. 녀석의 공격방법은 단순하면서도 치명적인 정공법이다. 적이 있으면 적이 총질을 하던 폭탄이 하늘에서 수를 놓건 그냥 적 앞까지 걸어간다. 뚜벅뚜벅. 동료들이 앞에서 픽픽 쓰러져도 게의치 않고 계속 걸어간다. 뚜벅뚜벅. 그렇게 적 앞에 일단 가게 되면 적은 겁을 먹게 돼 있다. 이러면 게임은 끝난 거다. 적 앞에 일단 서게 되면 계속 찌른다. 죽을 때까지. 여기서 녀석의 특이한 성격이 발견된다. 녀석은 한 명만 때리거든 죽을 때까지 탱크를 칠 때도 마찬가지다. 녀석이 폭탄을 마구 퍼부어도 게의치 않고 걸어간다. 뚜벅뚜벅. 그렇게 녀석 앞에 가면 탱크는 겁을 먹고 시지 모드를 풀고 뒷걸음질치면서 계속 둥둥

포를 쏘게 돼 있다. 그래도 게의치않고 계속 걸어간다. 뚜벅뚜벅. 그리곤 찌른다. 터질 때까지. 그러나 간혹 이렇게 걸어가서는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어 나가는 수가 있다. 이럴 때는 긴장하지 말라. 잽싸게 질럿에게 조깅화를 신겨줘라. 이것을 게임내에서는 속도 업그레이드라고 한다. 그러면 이젠 걷는 것이 아니라 뛰어간다. 그리곤 딱 붙어서 냅다 찌르는 거지. 죽을 때까지. 이러한 방법에 공격 업그레이드와 방어 업그레이드까지 시키면, 녀석은 무적이 되는거지. 우리는 공격 업그레이드와 방어 업그레이드를 이렇게 이해하자.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은 질럿은 커터칼에 맨몸뚱이로 돌아 다니는 격이지. 그래서 각각 1업을 시키면 녀석은 커터칼에서 잭나이프로 무기를 바꾸고 맨몸뚱이엔 낭닝구를 입고 있는 꼴이 된다구. 그리고 2업을 시키면 식칼에 츄리닝을 입은 꼴이고, 마지막으로 3업을 시키면 사시미에 정장을 입은 격이지. 생각해 보라구. 정장차림에 사시미를 들고 운동화 신고 뛰어오는 모습을 아찔하지 않은가. 이것이 수많은 전설이 살아 숨쉬고 온갖 전략이 난무한 스타 크래프트의 현실에서 질럿이 살아가는 방법이다. 우리는 가끔 이러한 질럿의 무대뽀 정신을 본받아야 하지 않을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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